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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P. 캄풍 애드미럴티, 노인을 위한 공간

지난 vol.10에서는 싱가포르의 캄풍 애드미럴티(Kampung Admiralty)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렸습니다.
시니어층이 두터워지면서 각 나라에서 대처하고 있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있을테지만 특히 싱가포르의 캄풍 애드미럴티 프로젝트는 단순히 시니어를 위한 복지나 혜택을 늘리려고 하기 보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었죠. *캄풍애드미럴티 : 세대간 유대를 장려하기 위해 보육시설과 노인센터를 통합개발해 공동 배치한 주거단지
최근 마초의사춘기 매거진 PPP를 공기업에서도 관심 가져주시고 구독을 해주고 계십니다. 다른 나라의 시니어를 위한 공간을 어떻게 마련하고 만들어 내는지 참고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다시 한번 간단히 소개하자면,

우리나라의 한국토지주택공사에 해당하는 주택개발청(HDB, Housing Development Board)이 시니어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HDB에서 실행한 첫 번째 프로젝트입니다. 세대간 유대를 장려하기 위해 보육시설과 노인센터를 통합개발해 공동 배치한 주거단지이지요.
이번 호에서는 좀 더 유심히 보고자 하는 부분은, 주목받고 있는 이 프로젝트의 공간 속 자연입니다.
앞서 보셨던 이미지이지요? 자칫 숲이 우거져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음침해 보이는 폐가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식물이 가득합니다. 쉼과 여유 그리고 휴식이 따르는 연령대인 만큼 자연은 시니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요. 캄풍 애드미럴티에는 작은 농장도 있습니다. 커뮤니티 농장은 입구부터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경사로와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 있을 것을 고려한 세심한 설계가 인상적이지요.
우리가 공간을 고심해서 만들어내듯 시니어들도 농장 공간을 가꾸고 그로부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고 합니다.
농장을 가꾸는데 필요한 각종 집기들도 오밀조밀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파트 1층에나 있을 법한 놀이터는 의외로 1층이 아닌 6층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와 어른들을 위한 운동기구, 벤치 등이 조성된 공중정원입니다.
온 건물이 식물과 나무로 뒤덮인 풍경이 참 이색적이고 매력적입니다. 커뮤니티농장도, 공중정원도, 전체 조망도 모두 식물이 기반이 된 것을 보면 식물은 정말이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맞는 듯 합니다.
캄풍 애드미럴티에서만 봐도 느끼셨겠지만 싱가포르는 어딜가도 식물이 인간과 공존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초의사춘기 역시 지난 싱가포르 출장에서 자연과 식물이 주는 위대함을 크게 느끼고 왔었죠..! (마초의사춘기 싱가포르 출장기 보러가기)
6~7층은 돌봄센터가 위치하고 있는데 시니어를 위한 돌봄센터는 물론 아동돌봄센터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세대간 상호작용과 유대감이 쌓일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일부 프로그램은 노인과 아동 모두가 함께 이용하도록 하여 세대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점 또한 참 인상적입니다. 보통은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각각 설계하여 같은 연령대 안에서의 상호작용만 중시할 뿐 세대간의 소통을 프로그램 안에서 잡으려고 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낌과 동시에 더 나아가 삶의 목적과 존엄성을 강하게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3~4층은 시니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의료센터가 위치해 있어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이 드는 시설입니다. 의료시설의 경우에는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어 캄풍 애드미럴티의 존재가 여러 측면에서 지역사회에 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2층 900석 규모의 호커 센터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거주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다양한 문화와 전통이 빚어낸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세대 간 조화를 만들고자 하는 캄풍 애드미럴티의 모습과도 닮아있기도 합니다.
1층 플라자에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거주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닌 지역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어 다양한 활동의 참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AIP의 뜻을 아시나요?
AIP는 Aging In Place, 곧 ‘살던 곳에서 나이 들기’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요즘 AIP는 시니어에 관한 정책의 세계적인 흐름이며 이는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최대한 살고 있는 곳에서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합니다. 캄풍 애드미럴티 역시 이러한 움직임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통해 각자 도생이 아니라 지역의 사회안전망을 함께 구축하며 시니어들은 물론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이번 시니어를 위한 공간, 캄풍 애드미럴티 에 대해 마치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 하루하루 시니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먼 나라 먼 얘기라고 생각하기 보단, 머지 않아 나의 일, 나의 현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좀 더 시니어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ditor. GONE
식물로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 마초의사춘기에서 발행하는 PPP 매거진입니다. 식물을 사랑하는 여러분께 자연과 식물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소개합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공간과 컨텐츠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