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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 마초가 가로수를 심는다면🌳🌲🌴

출처 : 작성자
안녕하세요, 여러분!
봄의 절기를 하나둘 지워가며 따뜻한 날을 기다리던 중 뜻밖의 눈이 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도 봄이 오기 전 겨울이 봄에게 하는 마지막 인사라고 생각을 하니 조금은 포근한 눈이었답니다.
그렇다면 일찍이 찾아온 봄은 여러분께 어떤 인사를 건네나요? 자신도 모르게 “진짜 봄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때가 언제인지 생각해보셨을까요? 마초는 산책을 즐겨하는데요, 길가에 보이는 나무가 새로운 옷을 입을 때 그런 생각이 든답니다. 추운 듯 몸을 웅크린채 앙상한 가지들만 남았던 나무들에게 색이 입혀지는 걸 보고 있으면 이제는 나무들도 따뜻한가 싶거든요.
가로수들이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며 인사를 건넬 때마다 산책의 즐거움은 배가 되는데요, 우리가 걷는 길마다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인사하는 가로수를 볼 때마다 늘 새로움을 안고 길을 걷게 되지요. 더불어 그들이 보여주는 생명력과 다채로움 우리에게 신비로움 또한 선사해준답니다.
여러분은 길을 걷거나 앉아 가만히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보신 경험이 있을까요? 혹시 지금까지 관심 있게 본 적이 없으시더라도 오히려 좋답니다. 이 글을 읽고 난 후 여러분의 시선이 아무도 모르게 가로수로 향할 수 있도록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거리마다 자연으로, 가로수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자연’

집을 다채롭게 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공간을 채우는 여러 취향의 소품과 가구를 넘어, 또 다른 감각을 만족시키는 향의 제품과 음악의 스피커 등도 그 요소가 된답니다. 마초의사춘기에서는 식물로 오감의 다채로움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집이라는 공간을 넘어 여러분의 동네와 도시는 무엇으로 다채로움을 더할 수 있을까요?
출처 : 작성자
산업의 발달로 우리의 생활은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큰 변화 중 하나가 도시의 형성을 말할 수 있지요. 도시 환경의 개발은 교통 개발의 시작으로 주거, 교육, 문화 개발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토지를 개발하고, 건물을 세우며 더 편리한 생활을 위해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 잊혀진 것이 늘 우리와 함께한 ‘자연’이었는데요, 잊혀짐에 따라 도시의 색도 점점 희미해졌지요. 이에 도시 형성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도로를 따라 나무를 심어 미관을 조성하기 시작하였고, 동시에 도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효과를 얻고자 하였습니다.

가로-수 :

현대에 이르러 이 나무들에게 ‘가로수’란 명칭을 붙여 이에 대한 조례를 만들어 함께 고민하며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변화에 따른 가로수에 의미는 ‘도로 변에 맑은 공기나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거나 미관 개선을 개선하며 사람들의 보건을 목적으로 하는 길을 따라 줄지어 심어진 나무’로 말할 수 있답니다. 조금 더 사전적인 의미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로의 도로 구역 안 또는 그 주변 지역에 심는 수목’을 말하고 있지요.
<진헌마정색도>
그렇다면!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시대에는 ‘가로수’의 개념이 없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지금까지도 살아있는 보호수나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는 길이 떠오르실 텐데요!
조선왕조실록이나 다른 문헌들을 찾아보면 가로수라는 명칭은 존재하지 않으나, 선조들은 제도를 만들어 길을 따라 나무를 심었답니다. 전체적인 의도를 살펴보면 가로에 나무를 심은 것은 겨울에 눈이 쌓였을 때는 도로의 방향을 가리키고, 더운 여름에는 나무 밑에서 쉬는 등 풍치·위생·보안의 효과를 노렸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마치 마을의 장승이나 솟대, 그리고 정자처럼 말이죠.

도시 환경을 위한 가로수의 환경은?

현대의 가로수는 도심으로 들어온 나무들이 인간들의 생활환경을 여러 방면으로 개선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전과 다른 환경에 속해 살아가게 되어 그들의 고충도 작지 않답니다. 도시의 뜨거운 햇볕과 건조한 기후, 아스팔트의 열과 대기오염 등의 온갖 스트레스 요인을 이겨내야 하지요. 그렇기에 이러한 불리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병충해에도 강한 나무가 선택되어 가로수로 살아가게 됩니다. 선택된 가로수는 가지치기, 뿌리 관리 등을 통한 관리 및 유지 보수가 이루어지는데, 모양을 다듬을 때 잘 조절되는 나무가 관리하기가 훨씬 편하기에 쉽게 무뎌지는 나무들은 살아남기 어렵답니다.
<도시 가로수의 생육환경과 관리>, 출처 : 산림청
알쓸식잡 : 나무의사
“나무의 건강은 나한테 맡겨!” 수목에 대한 진단과 처방·예방·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나무의 줄기 및 가지의 외과적 수술이나 뿌리 발근 촉진 및 기능 회복을 위한 토양개량 및 뿌리 수술을 합니다. 병해충 피해를 예방 및 방제하고 이식 수목 및 쇠약 방지를 위한 영양제 공급, 수목 주변 생육 환경 개선, 조경수, 공원수 등의 수목 보호 관리, 빌딩과 아파트 주변 및 골프장 수목 관리, 개인 정원 수목 관리 등 나무와 관련된 모든 일을 담당합니다.

아니, 너도 가로수?

가로수를 조성하기 위해 고려하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그 중 1. 각 지역의 기후, 토양, 지형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나무를 선택해야하며, 2. 식물 종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각 길마다 보이는 가로수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랍니다.

마초’s 와 가로수 여행

그렇기에 우리나라 곳곳에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길이 많기에 마초에서 간직하던 리스트 중 몇 곳 공유하여 함께 떠나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서울 서초구 버즘나무 가로수, 출처 : 서초구청
충북 단양 복자기 가로수, 출처 : 단양
서초구의 네모 반듯한 가로수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조경을 본딴 것이라고 합니다. 거리에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를 사각 가지치기로 관리하는 파리 조경은 정형화된 네모 모양으로 정돈해 일정한 간격과 높이로 가로수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충북 단양군 삼봉로를 따라가면 수년동안 다듬어 버섯 모양으로 귀엽게 단장한 이색 가로수 길인 ‘복자기 가로수’ 길이 있습니다. 2004년부터 10년동안 둥근 모양으로 전정 작업을 하며 꾸준히 수형을 잡았은 결과 지금의 버섯 모양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에도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종의 나무들이 도심 속에 들어와 살아가고 있는데요!
<해외>
스페인 세비야 오렌지나무 가로수, 출처 : 티스토리
미국LA 야자 가로수 ,출처 : navercafe
유럽에서 가장 많은 오렌지 나무를 보유한 세비야는 무려 5만여 그루의 오렌지나무가 자라며, 매년 5,700t 정도의 열매가 열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오렌지들은 단맛이 거의 없고 상품 가치가 낮아 판매되지 못할 뿐더러 나무에서 떨어진 오렌지들은 거리의 미관을 망치고 보행에 방해된다는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LA를 비롯해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상징과도 같은 야자수는 머나먼 이국적인 열대우림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야자수는 가지치기에 비용이 많이 들어 죽은 가지와 잎이 높은 곳에 매달려 방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이 쉽게 붙고 화재를 확산시키는 경우가 많아 기후위기에 따라 야자수를 줄여야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무엇을 하시나요? 날씨가 조금씩 풀리며 야외 활동을 하기에 좋은 날씨가 다가오고 있는데요. 이번 주말에는 잠시 동네를 여유롭게 산책하며 봄을 맞이한 가로수들의 인사에 반갑게 반응해보는 것은 어떠하실까요? 많은 것을 포기하고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도 담고, 즐겨가던 카페 창문 넘어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여유를 즐기는 것 또한 행복한 주말을 보내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을 맞이하여 잠시 웅크렸지만 다시 활짝 기지개를 펴며 봄을 맞이하는 가로수들의 삶에서 잠시 추운 겨울을 맞이한 듯한 우리도 새로운 봄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editor. Rokki@DS팀
식물로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 마초의사춘기에서 발행하는 PPP 매거진입니다. 식물을 사랑하는 여러분께 자연과 식물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소개합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공간과 컨텐츠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