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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을 붙이면, 공간은 매출이 된다.

사람이 많이 온다고 해서 좋은 공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상징적인 요소나 랜드마크가 있다고 해서 지속적으로 소비가 발생하는 공간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오는 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 이후에 머물고, 다시 방문하고, 소비로 이어지는 이유는 별도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 역할을 만드는 것이 운영입니다. 운영은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사람의 체류와 행동을 설계하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브라이언트 파크입니다.

브라이언트 파크 — 운영이 공간을 재생시킨 구조

시작 : ‘사람이 오지 않는 공원’이었다.

브라이언트 파크는 지금과 전혀 다른 공간이었습니다. 뉴욕 맨해튼 중심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공간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공원이었습니다.
계단과 벽으로 공간이 분절되어 있었고,
내부가 어둡고 시야가 막혀 있었으며,
접근성이 낮아 자연스럽게 고립된 구조였습니다.
결국 이 공간은 범죄, 마약, 매춘이 발생하는 공간으로 변했고 야간에는 출입을 통제할 정도로 위험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위치도 좋고 규모도 충분했지만 “사람이 머물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실패한 공간이었습니다.

전환 : ‘디자인’이 아니라 ‘이용 방식’을 바꿨습니다.

브라이언트 파크의 변화는 단순 리뉴얼이 아니라 사람이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 프로젝트였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에 있습니다.
① 시야와 접근성을 열어 ‘들어오게 만들었습니다.’
입구를 넓고 낮은 계단으로 설계해 접근성을 높이고,
외곽을 따라 동선을 열어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설계하고,
내부 어디서든 시야가 확보되도록 하였습니다.
“들어가기 불편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 으로 만들었습니다.
②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캐노피형 나무로 안정적인 그늘과,
잔디 광장 중심의 개방형 구조를 제공하고,
어디든 앉을 수 있는 자유로운 좌석 배치했습니다.
이용자가 선택하고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실제로 브라이언트 파크는 잔디광장 약 100m 규모, 소광장 25m 내외의 안정적인 스케일을 유지하며 사람이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 밀도를 설계했습니다.
③ ‘활동이 일어나는 구조’를 넣었습니다.
공간은 비어있으면 죽습니다. 그래서 브라이언트 파크는 처음부터 공간 안에 활동이 발생하도록 설계합니다.
리딩룸, 체스, 공연, 이벤트 공간
카페, 키오스크, 레스토랑
광장 + 소비 시설 결합 구조
단순 휴식 공간이 아니라 “행동이 발생하는 공간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④ 조경을 통해 “머물게 만드는 환경”을 설계했습니다.
안정감을 만들어주고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구조 사람들은 햇빛 아래보다 햇빛과 그늘을 오갈 수 있는 ‘반음지’를 가장 선호합니다.
나무 캐노피 아래에서 형성되는 자연스러운 그늘은 빛을 차단하는 것을 넘어 위요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만들어 사람을 머물게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잔디 한가운데보다 그늘의 가장자리, 경계에 머무릅니다.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자연을 활용한 소리 설계 분수의 물소리는 도시의 소음을 자연스럽게 덮어줍니다.
물이 오르고 떨어지는 소리 속에서 대화, 발걸음, 아이들의 웃음 같은 일상의 소리만 남고, 공간은 훨씬 안정된 상태로 바뀝니다.
이처럼 자연의 소리를 활용한 사운드스케이프는 신체적, 심리적 긴장을 낮추고 사람이 더 오래 머물게 만드는 환경을 만듭니다.

완성 : ‘운영’은 공간을 유지하고 성장시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브라이언트 파크가 지금의 공간이 된 이유는 설계가 아니라 운영입니다.
운영의 핵심은 “반복되는 이유”
이 공간은 이벤트로 유명해진 것이 아닙니다. 매일 진행되는 프로그램, 계절마다 바뀌는 콘텐츠, 언제 와도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즉, “한 번 오는 공간”이 아니라 “계속 오게 만드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이 구조 안에서는 콘텐츠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음식, 볼거리, 문화 활동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계속 순환됩니다.
리딩룸, 체스, 공연과 같은 문화 활동은 머무는 시간을 만들고, 카페와 키오스크, 레스토랑은 그 체류를 자연스럽게 소비로 연결합니다. 잔디광장과 분수, 회전목마와 같은 요소들은 시각적 경험과 휴식을 제공하며, 계절마다 바뀌는 마켓과 아이스링크는 다시 방문할 이유를 만듭니다.
이 모든 요소들은 따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머물고, 경험하고, 소비하고, 다시 방문하는 흐름으로 끊임없이 연결되고 반복됩니다.
그래서 브라이언트 파크는 “무언가를 보러 가는 공간”이 아니라 “가면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되는 공간”이 됩니다. 그리고 이 구조는 멈추지 않습니다. 시간에 따라, 계절에 따라, 상황에 따라 콘텐츠는 계속 바뀌고, 경험은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그리고 이 공간은 한 번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을 통해 계속 성장하는 공간이 됩니다.
운영이 만든 결과
하루 평균 약 20만 명 방문
연간 수천만 명 이용
뉴욕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심 공원 중 하나로 선정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유입 → 체류 → 소비→ 재방문
이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운영 시스템이 공간을 작동시킨 사례입니다.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공간을 계속 활성화시키며, 사람의 행동을 설계하는 구조. 이 구조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공간이 됩니다.

서남권의 흐름을 바꾸는 그 중심에 “원그로브”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브라이언트 파크의 이야기를 길게 살펴본 이유는 단순한 사례 소개가 아닙니다. 이 공간이 가지고 있던 초기 모습이, 지금 “마곡이라는 도시의 이용 방식과 분명하게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이언트 파크는 한때 사람들이 머물지 않는 공간이었습니다. 위치도 좋고 규모도 충분했지만, 사람들은 그 안으로 들어오기보다 주변을 따라 지나갔고, 들어오더라도 오래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마곡도 비슷한 흐름 위에 있습니다.
이 도시는 이미 충분히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끊임없이 오가고, 점심시간이 되면 공원과 보행로를 따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주말이 되면 가족 단위의 방문도 이어집니다.
사람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 흐름이 오래 머무는 장면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잠깐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고, 한 바퀴를 돌고 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공간은 계속 사용되고 있지만, 그 안에서의 경험은 짧게 소비되고 다시 흘러갑니다.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머무르지 않는 흐름
이 점에서 마곡은 브라이언트 파크가 변화하기 이전의 상태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브라이언트 파크는 공간을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들어오는 문턱을 낮추고, 앉아 있을 수 있게 만들고, 다시 오게 되는 이유를 하나씩 쌓아갔습니다.
그 결과, 지나가던 공간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마곡 안에는 그 다음 단계를 시작할 수 있는 공간이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우연히도 브라이언트 파크와 크기까지 매우 유사한 원그로브는(브라이언 파크 약 12,000평/원그로브 약 11,800평) 처음부터 사람이 흐르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오피스와 상업시설, 그리고 중앙정원이 하나의 동선 안에서 이어지면서 사람이 자연스럽게 지나가고, 마주치고, 머무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브라이언트 파크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흐름을 이미 갖춘 상태에서 시작하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흐르고 있는 이 장면 안에서 사람들이 조금 더 오래 머무르게 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다시 와보고 싶어지는 풍경, 걷다가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지는 장면, 잠깐 앉았다가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되는 경험.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 원그로브는 하나의 공간을 넘어 마곡이라는 도시의 이용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작점이 됩니다.
결국 우리가 브라이언트 파크를 이야기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사람들을 어떻게 머무르게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이 지금, 원그로브에서 시작됩니다.
AI가 만든 이미지입니다.
이 이야기는 비단 하나의 공간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공원이나 수목원과 같은 자연형 공간 역시 이미 충분한 환경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한 번 가본 곳’으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움으로 주목을 받지만, 그 이후에 다시 찾게 되는 이유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공간은 점점 조용해지고, 이용은 반복되지 않습니다. 공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가능성을 계속 작동시키는 구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고, 경험하고, 다시 찾게 되는 흐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마초의사춘기는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공간 위에 무언가를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계속 작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운영을 통해 함께 설계합니다.
결국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미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어떻게 머무르게 만들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의 공간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